송전탑 건설 피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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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압송전탑 건설로 인한 분쟁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함께사는길 - 2000년 04월

미리내 성지까지 간 고압송전탑 건설




고압송전탑 건설로 인한 분쟁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99년 국정감사 과정에서 한전

이 김명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5년부터 99년 6월까지 공식집계된 송전선

로 관련 민원만 해도 1천1백20여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 96년부터 98년까지 일어난 분쟁지

역은 수도권 지역만 해도 성남시 분당, 북한산국립공원, 과천 문원동, 인천시 계양구 등에

이르며 전국적으로도 강원도 동해, 춘천, 전남 광양, 충북 예산, 경남 산천 등 각지에서 발생

하고 있다.

최근 송전탑 건설문제와 관련,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곳은 천주교의 대표적 성지인 경기도

안성 의 미리내 성지. 이 일대 주민들이 송전탑(345kV) 공사에 대해 알게 된 건 지난해 말,

안성 양성면 노곡리의 염티마을 입구에서 이미 공사가 시작되고 난 뒤였다. 주민들 가운데

누구도 미리 공사계획을 알지 못했고 당국 어디서도 공사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 이렇게

주민여론을 단 한차례도 수렴하지 않았지만 공사는 계획됐고 포크레인은 성지로 밀고 들어

갔다.주민들을 더 기막히게 한 것은 한전이 국가정보원의 설계변경 요구로 송전탑 설치지역

을 임의로 변경했다는 사실이다. 안성시는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송전탑 예정지 인근에

국정원에서 운영중인 극동기상연구소가 있는데 송전탑으로 인해 전파장애가 우려된다며 선

로변경요구를 했기 때문에 선로를 바꾼 것’이라고 밝혔던 것이다.

미리내는 1801년 신유박해와 1839년 기해박해를 피해 모여든 천주교 신자들의 교우촌으로

한국인 최초의 사제 성(聖)김대건 신부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현재 미리내는 외국인 성지

순례자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고 국내 4백만 신자들의 신앙의 고향으로 여겨지고 있

다.

안성시 양성면 노곡3리와 미산1, 2, 3리 주민 6백여명과 미리내 성지 수도회가 주축이 돼 만

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관배(50) 신부는 ‘산자락을 따라 용인시 내사면 남곡리,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골배마을까지는 성지순례길이기도 합니다. 2백년 한국교회의 역

사의 보고인 이 지역에 50~90m 높이의 대형철탑 17기가 들어서면 경관을 망치는 건 물론이

고 성지를 다치게 했다는 죄를 짓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 신부는 ‘쌍령산의 허리를

자르고 공사를 강행하게 되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이 지역에 거주하는 수도자 2백여명, 주

민 3백여명의 식수원을 차단하게 되는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전은 이미 염티마을에 1기, 미리내 성지 망덕고개 정상에 1기의 송전탑을 세웠다. 지난 2

월 13일 가톨릭 수원교구는 1백28개 본당에서 미리내 성지 송전탑 반대 1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가 3월 현재 10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 서명은 서울교구뿐 아니라 전체 천주교 성

당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이신부는 ‘한전이 사업계획과 노선변경뿐 아니라 공사 자체를 숨기려 한 것은 잘못된 일’

이라면서 ‘한전에서는 송전탑 이전에 억대의 비용이 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고속전철 건

설 때 문화재인 불국사를 우회했듯이 미리내 성지의 보호를 위해 우회해야 할 것이며 「전

원개발 특례법」이라는 국민의 기본권 위에 있는 무소불위의 법은 폐지되어야 하며 한국전

력은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11일, 미리내 지역 주민들과 과천, 횡성, 인천지역 대책위의 고압송전탑 문제 간담

회가 있었다. 이 간담회에서는 전국 송전탑 분쟁의 여러 사례들이 발표되었는데 그 유형을

보면 여러 공통점이 있다.

먼저 한국전력이 국책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전원개발특례법을 방패 삼아 주민들의 사전동의

없이 송전탑 건설을 강행한다는 점이다.

한전은 지난 98년 발표한 장기전력수급계획에서 99년 하반기 이후 전력소비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2015년까지 현재의 두 배 규모인 8천만kw대까지 발전설비 증설, 765kV 초고압 송전

망의 신설을 통해 2015년까지 전국에 고압송전선로를 현재보다 1.9배 더 증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북대 김종달 교수에 의하면 ‘전력부족 예상은 주먹구구식 수요예측이다’고 지적

한다. 가령 우리나라의 형광램프를 전부 26mm슬림형(절전형)으로 바꾸기만 해도 연간

43.2kWh의 전력이 절감돼 원자력발전소1기와 석탄화력발전소 1기를 짓지 않아도 되는 효과

가 있기(1998년 기준, 에너지관리공단 자료) 때문이다.

최근 한전이 시공하는 강화도 154kV 양곡-강화간 송전선로 건설에 대해 지난해 8월부터 <

강화시민연대>를 중심으로 반대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강화도에 과연

전력이 추가로 필요한지 한전과 강화 주민이 공동으로 ‘강화지역 전력 수요량’에 대한 조

사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한 지역의 전력수요량에 대한 민관공동조사는 이것이 첫번

째다. 그러나 인천환경연합은 이 조사가 송전탑 건설은 무관한 별개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

기 때문에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히고 있다.

두번째로는 주민들의 건강권, 주거권, 재산권, 경관 파괴, 생태계 파괴, 정신적 피해 등을 철

저히 무시한다는 점이다.

고압송전선로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인한 질병발생에 대한 보고는 여러 차례 있어왔다. 지난

해 7월까지 충북 영동군 상촌면 상도대리에서 13년간 숨진 18명이 모두 ‘암’으로 죽었는

데 이 마을 위로 고압선이 통과하고 있었다. 지난 91년 구리지역에서도 기설치된 고압선을

따라가면서 조사한 결과 30여명의 아이들에게서 백반증이 발견되었다. 99년 11월 한림대 김

윤원 교수의 생쥐실험결과 전자파가 태아에 2~4배의 조기사망이나 기형, 적혈구 감소 등의

이상을 초래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횡성 송전탑 건설 지역 주민 김종필(34)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축사가 많은데 동

네 위로 바로 100m 높이의 765kV초고압선이 건설 중 30여마리의 돼지가 낳은 자돈 중 40

여 마리가 폐사했다고 한다. 서울의 강서양천지역의 송전탑은 일제시대에 세워졌던 것으로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도심의 주거지역안에 존재하는 꼴이 되었다. 화곡동에서는 철탑이

집을 침범하고 있어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고압선이 철탑을 따라 안방까지

울려 잠을 못 이루고 비가 오는 날이면 154kV의 높은 전압이 비를 타고 내려와 우산을 잡

은 손이 찌르르 할 정도이다. 한전측은 주민이 한전을 대상으로 낸 소송에서 98년 선로를

땅속에 묻겠다고(지중화) 약속하였으나 66%의 공정에 그치고 있어 강서양천환경연합을 비

롯, 지역단체들이 조속한 공사마무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세번째로는 한전이 지역민과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극한 상황으로 치달아 법적공방

등 장기전으로 간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5년째 공방을 벌여온 과천 문원동 청계산 송전탑 문제이다. 한전이 신성남

변전소에서 과천변전소에 이르는 345kV 선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마찰이 생겼다.

청계산에는 145kV의 선로가 이미 건설되어 있었으며 문원1단지 마을 바로 앞에 과천 변전

소가 위치하고 있어 선로 4기를 동남향으로 50미터 정도 이전해 마을을 우회하도록 요구했

으나 한전은 우회불가를 고수했다. 지난 98년 4월 20일에는 이미 건설된 154kV선로의 증설

공사를 저지하던 10여명의 마을 주민들이 심하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한전은

도리어 방해금지가처분, 손해배상청구, 명예훼손죄와 업무방해죄로 주민대표를 고소했다. 공

방이 계속되면서 그 동안 5개의 소송이 이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됐다. 한편 과천생명민회,

과천환경연합, 문원동주민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해 11월 청원인 8천7백명을 대표하여 한전

과 과천시, 감사원장 앞으로 마을 앞 송전탑 4기의 지중화를 요청하는 청원을 낸 바 있다.

지난해 5월 11일에도 횡성군 청일면 신대리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로 인한 산사태 피해에 대

한 대책을 요구하며 송전탑공사 시공사 인부들과 대치중에 시공사 인부가 주민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민 20여명이 상해를 입었다.

고압송전탑에 의한 분쟁은 현재의 대량발전-원거리 송전 시스템 아래에서는 구조적으로 되

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즉 생산지와 소비지가 원거리로 분리된

현실에서 이를 연결하자면 각종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구체적

인 예가 울진-신가평 사이의 고압선공사인데, 선로가 강원도 전역을 가로질러 다시 경기도

신가평까지 연결되는 코스라 직접 소비지가 아니면서도 고압선 공사로 인한 피해는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강원도 지역에 765kV 초고압송전선로

공사를 하는 것은 울진 5, 6호기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경기 및 수도권, 강원도 지역

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송대 이필렬 교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산업체제와 기술주의에 입각한 에너지소비체제

가 지속되는 한 에너지 위기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송전탑 문제 또한 전체 에너지

시스템의 문제여서 에너지 정책 자체가 소규모 발전 구조·송배전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

다’고 지적한다. 한편 한국법제연구원의 전재경 박사는 이미 한전분할매각이 2001년 구체

화될 것이고 초읽기에 들어갔으므로 한전이 고압적인 사업자세를 버려야 생존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최화연 기자 choih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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