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 피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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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10] 고압선 밑 암마을
고압선 밑 암마을
박현철/본지기자


“포도 출하가 시작됐는데 해년마다 그랬듯 꼭 고압선이 지나는 아래쪽 포도나무는 열매도
못 맺고 맺어도 쭉정이네요.”
전주민이 포도와 논농사에 종사하는 마을, 물한계곡과 민주지산 자락의 전형적인 농촌마을
에서 사망자 전원이 암으로 죽었다면 원인은 뭘까? 충북 영동군 상촌면 상도대리는 지난 13
년간 죽는 이마다 암 때문이었다. 주민 전체가 암으로 갈 수밖에 없는 뾰족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무공해지역이라 딱 부러진 원인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주민들은 “한번 와 살아보
면 저절로 알게 된다”고 말한다. 주민들이 살면 알게 된다는 그 이유는 상도대리 어촌마을
로 들어서면서 즉시 짐작할 수 있다. 상도대리 어촌마을은 345KV 고압선이 마을 한복판을
관통하면서 지나고 있다. 황학산 줄기에서 건너오다가 수리니미마을 산정에서 내려온 고압
선은 어촌마을 복판에 세워진 철주를 타고 다시 마을 앞 논과 포도밭을 지나 반점마을 앞을
지나 고자리산으로 이어진다. 수리니미에서 고자리산까지 8개의 송전탑이 매달고 있는 고압
선은 긴 호를 그리면서 절묘하게 산을 피해 마을을 꿰고 가는 형세다.
민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람 살지 않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 고압선로작업인데 어째서 이
런 형태가 되었을까? 어촌마을 주민으로 지난 74년 수리니미에서 고자리산까지의 송전선로
공사에서 일했던 이종덕(68) 씨의 증언은 한전이 설계변경을 했음을 알려준다. “난 등짐 지
고 공사하면서 다 봤어요. 측량기사들이 원래 측량한 데는 저 수리니미마을 산 위의 불당골
에서 두류봉의 재끼골 입구까지 가는 직선로였어요. 여서일곱번이나 측량하면서 힘들다고
투덜대는 걸 다 듣고 봤어요. 근데 어촌마을 논 임자가 도장을 찍었다면서 갑자기 이 송전
탑을 마을에다 심는 거에요.”
불당골과 재끼골은 수리니미에서 고자리산으로 가는 1번과 2번 송전탑이 설 자리였다. 지금
의 마을을 관통하는 우회코스가 원래 가야 할 코스였던 것. “거 다 돈 아낄라고 안 그랬어
요.” 당시 산으로 공사자재를 나르던 인부들은 하루 시멘트 두포만 나르면 일당이 나온다
고 했다 한다. 오전, 오후 시멘트 한포씩만 산에 져다 놓으면 해가 져버리는 산지에 송전탑
을 세우기보다 길이 나 있어 공사편의성도 확보하고 공사비도 아낄 수 있는 코스로 변경했
다는 얘기다.
코스 변경 결과 주민들은 고압송전선을 지붕 위에 이고 자고 송전탑 아래 논과 포도밭에서
일해야 했다. 곧 무서운 일이 시작됐다. 날만 흐리면 송전선이 ‘우웅’ 곡성을 내고 푸른
빛으로 변해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했던 것. 그저 심리적인 위축만 불러온 게 아니었다.
“굵은 철사로 매놓은 빨래줄에 빨래를 널려고 하며 이불보같은 큰 빨래도 빨래줄 위에서
삽시간에 쫙 펴지면서 어깨죽지까지 찌르르 전기가 와요.-김학실(여, 76)”
“멀쩡히 일하던 소가 송전선로 아래서 맥 없이 픽 자빠지는 거에요.”
현재 수리니미의 송전탑을 1번 송전탑으로 봤을 때 3번 송전탑 아래 1천8백평에서 논농사를
짓는 이종희(72) 씨는 그 외에도 소출이 유독 그 논만 적다고 증언했다.
“그게 이상한 게 내가 비료를 딴 논보다 안 주나 물이 안 나는 하답이길 하나 저렇게 상답
자리 논인데 소출이 적단 말이오. 본래 60포 이상은 돼야 정상인데 이건 암만 해도 48포가
고작이니…”
이종희 씨는 전에 송전탑이 서기 전에 그 논 임자들이 수확했던 만큼의 소출을 올려본 적이
없다며 혀를 찼다.  홑나락이 많고 여물지를 않아 과거에 비해 20% 이상 소출이 적은 것이
다. 포도도 마찬가지여서 송전탑 아래에서 지은 농사는 헛농사라는 게 주민들의 한결같은
증언이었다.
그러나 상도대리 어촌마을과 반점마을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바로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것
이다. 지난 87년 이후 어촌마을에서 사망한 이들은 13명 자연사는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암
으로 죽음을 맞았다. 게다가 현재에도 서로 붙어 있는 위아래 집에서 각각 암환자가 생겨
모두 위중한 상황이다.
어촌마을 토박이로 일에 억척이던 송정석(62) 씨가 아주 일손을 놓고 자리보전을 한 게 벌
써 1년이 돼 간다. 98년 8월 발병을 확인하고 위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계속 하고 있다.
송정석 씨는 이제 병원에서 나와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 바로 윗집의 송지현(75) 씨 또한 위
암과 이로 인한 간 합병증으로 고생한다. 송지현 씨는 올해 8월 중순에야 발병 사실을 알았
지만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병원에서 그냥 모시고 가서 자시고픈 것 자시게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배재철 이장의 침통한 말은 환자의 상태를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환자는 노인들만이 아니었다. 3번 송전탑이 지나는 코스를 마주하며 난 도로변에서 양돈을
하던 이복희(43) 씨는 자신의 몸도 몸이지만 양돈을 그만두게 된 경위가 기가 막힌다고 했
다.
“95년에는 모돈 서른 두 마리에서 난 새끼들 전부가 사산이었이어요. 거의 모두 죽어서 나
오거나 살아 나와도 몇십초 안에 죽어버리더라구요. 한두번도 아니고 그러니 돼지농사 어떻
게 짓습니까. 결국 작년에 작파하고 이 큰 돈사를 그냥 놀려요.” 축협이 보내 수의사가 와
서 조사를 해도 사료나 물 등 먹이나 돈사의 위생이 나쁜 탓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한다. 이
씨의 부인은 돼지 죽어 돈 못 버는 거야 그렇다 쳐도 정작 주인이 몸이 아프니 죽을 맛이라
고 한다. “작년에 목이 아프다고 해서 수술을 한번 했어요. 그런데 자꾸 아프다고 하면서
그 몸 좋던 이가 저렇게 마르는 거에요. 대전, 서울 큰 병원에 자꾸 가봐도 이상이 없다 하
는데 본인은 매일 일도 못하게 아프다니…”
남매를 둔 박춘임(48) 씨는 “크는 아이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렇게 동네 분들이 암으
로 모두 돌아가시고 사람들이 다 크고 작은 병에 시달려도 애들은 그렇게 두면 안 되잖아
요. 그저 딴 말이 필요 없고 송전탑을 옮겨 줘야 해요.”
배재철 이장은 송전탑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준비중이다.
‘15년 전 345kv가 마을을 지나가게 된 뒤 상도대리 어촌마을 사망자의 100%가 암으로 사
망하고 어촌마을보다는 이격거리가 있지만 역시 고압선을 끼고 있는 반점마을도 70%가 암
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고압선을 제외한 그 어떤 발병원인도 찾을 수 없
는 무공해 마을의 비극을 풀어달라.’
“사람이 이렇게 맥없이들 가는 마당에 증거가 어떠니 저떠니 해가며 이전을 회피하는 게
말이 됩니까.  설사 아무 관련 없더라도 주민들이 이렇게 살겠다고 간청을 하는데 나라에서
눈을 감는 게 할 짓입니까. 우리는 바라는 거 없습니다. 제발이지 송전탑만 좀 옮겨주십시
오.”
주민들의 요구는 그러나 고압선 전자장의 인체영향에 대한 특별한 연구결과가 없는 상황이
라 한전이 받아들일지 의문시된다. 그러나 남양현(47) <상촌면 환경지킴이> 회장은 “왜 주
민에게 피해를 입증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느냐”고 물었다. 미국의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이가 있으면 전력회사가 무해하다는 입증을 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우리는 어째서 전기전문
지식이 없는 피해자 주민들이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냐는 것이다. 의료사고시 의사의 무책임
입증의무가 예외적 판례로 남아 있을 뿐 우리나라 법체계는 피해자가 자기 피해를 입증하게
돼 있다. 상도대리의 경우에도 주민들이 마을의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한편 한전은 765kv신남원-신보은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하면서 물한계곡을 지나는 노선을
잡았었다. 때문에 상촌면 단위의 주민대책위가 꾸려져 반대운동을 벌였고 결국 이를 저지해
냈다. 그게 지난 2월의 일이었다. 당시 한전 전력계통건설처장 명의의 공문은 ‘기존 345kv
송전선을 이전하라는 주민 요구’에 ‘345kv 송전선로 철탑의 높이를 높여준다’고 답했던
적이 있다. 한국전력 대전지사에서는 ‘2000년에 어촌마을 고압선을 현재의 20m에서 36m로
16m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고압송전선로에 얽힌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태백-신가평간의 구간
은 집중적인 분쟁지역이며 주택가를 지나는 고압선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수도권 일대와 마
산을 비롯한 경남권, 아산 등 충청권 등 거의 전국적으로 고압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3년간 사망자 전원이 암환자인 영동군 상촌면 상도대리는 그러한 분쟁들이 충분이 이유가
있다는 ‘통계적 진실’의 가장 확실한 증거인 셈이다. 그러나 통계적 진실 이상의 과학적
증거는 세계적으로도 입증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피해는 확대되고 있다. 한편 의료보건계
의 전문가들과 산업안전 현장활동가들의 학회인 <일·환경·건강학회>의 예방의학 전문가
들은 10월중 상도대리를 찾아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역학조사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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